[영화신간] 하정우 잘 찍으려고 통굽 신발 신은 사연 <촬영감독이 묻고 촬영감독이 답하다2>

2020-03-19|박꽃 기자 구독하기

[무비스트= 박꽃 기자]

<1987> 촬영 당시 특수제작 통굽 신발 '가제트'를 신은 김우형 촬영감독


[영화신간]은 무비스트가 새로 나온 영화 관련 책을 골라 독자에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올해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 자리를 두고 경쟁한 <기생충>(2019)과 <1917>(2019)의 뒤에는 홍경표와 로저 디킨스라는 이름이 있다. 우리가 ‘촬영감독’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영화의 스토리보드에 따라 장르와 메시지에 조응하는 영상을 연구하고, 뽑아내고, 책임지는 존재다. 낮과 밤의 서로 다른 빛을 통제해가며 배우의 숨겨진 눈빛을 포착하고, 때로는 액션 배우보다 더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영화의 완성에 일조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책 <촬영감독이 묻고 촬영감독이 답하다2>로 나왔다. 1편에 이어 한국의 촬영감독 11명의 경험을 전한다.

“여자가 엄청 잘 싸우는 것만 제대로 전달해도 관객들 마음을 건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배우 김옥빈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소위 ‘1:100 액션’ 오프닝 시퀀스로 호평받은 정병길 감독의 <악녀>(2017)는 그간 우리나라 액션물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화려한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악녀>의 역동적인 액션을 카메라에 담은 박정훈 촬영감독은 그중에서도 오토바이 추격 시퀀스를 최고로 꼽는다.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장검을 휘두르는, 그야말로 ‘잘 싸우는 여자’의 독보적인 액션 장면은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존 윅3: 파라벨룸>(2019)에서 오마주됐다.

현장 여건의 한계에 부딪힐 때면 촬영감독은 창의력이 샘솟는다. 장준환 감독의 <1987>(2018)을 촬영한 김우형 촬영감독은 자신보다 키가 큰 배우 김윤석과 하정우의 얼굴을 핸드헬드로 클로즈업하기 위해 통굽이 달린 신발을 특수 제작했다. 이른바 ‘가제트’로 불리는 이 신발은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2003) 촬영 당시 ‘역시나’ 김우형 촬영감독보다 키가 컸던 황정민을 제대로 촬영하기 위해 신발 밑에 스티로폼을 잘라 붙이면서 고안됐다.

VFX 전문가와의 협업은 요즘 촬영감독들의 화두 중 하나다. 김병서 촬영감독은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 시리즈에 합류할 당시 CG합성을 위해 미리 준비된 실내 촬영장 ‘그린매트’의 존재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전한다. 생각 이상으로 세트와 가까운 ‘그린매트’가 배우의 얼굴에 이질적인 빛을 반사하지 않도록 신경쓰는 동시에 야외 촬영보다 협소할 수밖에 없는 실내 촬영장에 맞게 촬영, 조명 동선을 다시 익혔다. 난생처음 경험해본 현장은 이후 백두산 천지 폭발 장면을 VFX로 구현한 <백두산>(2019)을 연출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일반인이 이해하기에는 매우 전문적인 용어가 범람하는 건 다소 공교롭다. 카메라, 렌즈, 조명 장비의 종류나 현장 촬영에 도입한 기술을 설명할 때 동원되는 전문용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업계에 관한 기본 이상의 지식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질문자는 기자나 평론가가 아닌 또 다른 촬영감독들이다. <해빙>(2017)의 엄혜정 촬영감독, <벌새>(2019)의 강국현 촬영감독 등이 인터뷰어를 맡았다. 말미에는 작품에 활용된 기술정보가 정리, 수록됐다. <한국의 촬영감독들>(2016) <촬영감독이 묻고 촬영감독이 답하다>(2018)에 이어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이 낸 세 번째 책이다.

책 정보: <촬영감독이 묻고 촬영감독이 답하다2>, (사)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지음, 원지현 보라코끼리 펴냄, 264쪽.



책 사진_인터넷 교보문고

2020-03-19 | 글 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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