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onju IFF] 무비스트 추천작 ②봉쇄된 우한에 카메라를 보내다 <코로네이션>

2021-04-29|박꽃 기자 구독하기

[무비스트 전주=박꽃 기자]


아이 웨이웨이 감독 by Gao Yuan


대표적인 반체제 예술가로 호명되는 중국 출신 아이 웨이웨이 감독이 코로나19로 봉쇄된 우한에 카메라를 보냈다. 그곳에 남은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현지 상황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2020년 1월의 일이다.


비밀스럽고도 중요했던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다큐멘터리 <코로네이션>으로 완성됐다. 영화는 29일(목) 개막하는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다.

수많은 시민이 촬영한 영상을 한데 모았다. 그동안 공개된 적 없던 장면이 스크린에 담겼다.

텅 빈 도시와 을씨년스러운 건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카메라를 조금 더 가까이 들이대면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급조된 훠선산 병원 내부 사정과 현지 상황을 피부로 느끼는 불안한 개개인의 상황이 잘 드러난다.


영상을 모아 편집한 건 아이 웨이웨이 감독이다. 중국 공산당에 대한 꾸준한 비판으로 운영하던 블로그와 스튜디오를 폐쇄당한 그는 구타와 감금을 피해 고국을 떠났고, 현재 영국에 거주 중이다.

음성 녹음을 통해 무비스트에 이야기를 전해온 아이 웨이웨이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중국에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우한 봉쇄는 아주 크고 중요한 이야기였다”고 다큐멘터리 작업 이유를 들었다.

인터넷을 이용한 영화 제작 과정은 “무척 효과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예술가는 동료들과 협업할 수 있다. 봉쇄된 우한에 있던 그들에게 사적으로 연락을 취했고, 작업에 필요한 장비를 보냈다. (연출에 필요한) 디렉션도 줬다. 내 자원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제작 과정을 전했다.

현지에서 이루어진 촬영 정보는 매일 인터넷을 통해 기록, 공유됐다. 4달여의 제작 과정을 거쳤고, 편집과 음악 작업을 비롯한 후반 작업이 2020년 7월에 마무리됐다.


<코로네이션>에 등장하는 인물과 에피소드는 다양하다. 아이 웨이웨이 감독은 “서로 다른 에피소드를 통해 분명한 내러티브를 형성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모두 봉쇄된 우한에 머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는 구절처럼 각자의 비극적인 사정은 관객이 미처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노모가 사는 우한을 떠나지 못한 중년 남성도 카메라를 들었다.

중국 공산당 노조 지도부였던 노모는 당국에 대한 무한 충성을 보내지만,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아들은 정보 공개에 폐쇄적이고 위기에 상황에 무능한 당국에 비판적이다.

“코로나19를 대하는 두 인물의 태도에서 중국에 현존하는 극명한 세대 차이가 느껴진다”는 기자의 질문에 아이 웨이웨이 감독은 “관객은 명백히 서로 다른 두 세계에 사는 사람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동의했다.

그는 “사회주의자로 교육받은 노모는 공산당의 결정이 곧 중국을 위한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충성을 보낸다. 그와 달리 아들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리버럴 예술가로서 정부의 통제에 냉소적이었다”고 관계를 설명했다.

또 “아들은 처음에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나이 든 세대가 무엇을 겪었고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해당 에피소드를 구성한 이유를 들었다.


코로나19로 사망한 아버지의 유골을 찾으려는 남자가 도리어 당국의 감시를 받게 되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도 전개된다.

아버지를 잃고 유골 수습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 그는 카메라에 얼굴을 드러내고 당국을 강하게 비판한다.

아이 웨이웨이 감독은 “중국 공산당은 코로나19 상황이 엄청나게 심각한데도 어떤 종류의 소통조차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공산당에 의해 결정되는데 그 어떤 것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불이익을 감수하고 자기 얼굴을 드러낸 중국인을 향해서는 “무척 용기 있는 행동”을 했다고 짚었다. 이 대목에서 “투쟁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치러야 할 비용이 있는 것”이라는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매일 공안의 감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얼굴을 드러내고 인터뷰하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수백 명의 사람이 있지만, 당국과 공안의 강력한 압력 아래 있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고 당시의 보편적인 상황도 전했다.


코로나19로 뼈아픈 경험을 하게 된 개인들이 모여 중국 사회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아이 웨이웨이 감독의 답은 다소 회의적이다.

“단지 의문을 품는 것만으로도 숙청될 수 있다.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이 형을 선고받았다. 그중 누군가는 침묵하게 됐고, 사라진 이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코로네이션>을 전 세계 관객에게 선보이는 이유는 분명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공산당 조직이다. 올해 100년을 맞은 중국 공산당은 그동안 여러 성취가 있었고, 그 어느 때보다 힘도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은 세계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라는 조직이 어떤 식으로 기능해왔고 어떤 종류의 값을 치르며 고통을 겪어왔는지 이해해야 한다. 이들이 다른 세계에 어떤 잠재적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바로 그걸 말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네이션> 같은 영화를 널리 선보이는 데 어려움이 크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이름 있는 영화제들은 이런 작품을 초청하지 않는다. 중국 시장을 잃을까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코로네이션> 이후 그는 홍콩 민주화운동을 다룬 < Cockrach >를 선보였다. 로힝야족 난민 캠프를 소재로 한 작품도 작업 중이다.

아이 웨이웨이 감독은 “이런 종류의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건 너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서 썩 행복하지는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지만, “모든 게 은폐되는 중국의 상황이 이 시대의 가장 큰 역사적 범죄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그는 아마 또다시 촬영에 나설 것이다.


상영 정보: 05.01(토) 18:30 씨네Q 전주영화의거리 5관 / 05.06(목) 11:00 CGV전주고사 2관


상영 정보: 05.01(토) 18:30 씨네Q 전주영화의거리 5관 / 05.06(목) 11:00 CGV전주고사 2관


2021-04-29 | 글 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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