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SK케미칼에 뿔난 주주 시위대…“우리는 개 돼지가 아니다”

2021-04-30|이동훈 기자 구독하기

[무비스트=이동훈 기자]



“SK케미칼 경영진은 국민연금과의 담합거래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규명하라!”


SK케미칼주주연대 및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ㆍ대표 정의정) 등 SK케미칼 주주 9명은 지난 28일부터 29일 양일간 경기도 판교 소재 SK케미칼 본사 앞에서 시위를 갖고 “윤리경영 내세우며 문전박대, 소액주주 무시하는 오만행위 그만하고 주주들의 정당요구에 응답하라”고 요구했다. 9명은 코로나 사태이후 시위에 허가된 최대인원이다.


무엇이 그토록 그들을 분노케 한 것일까. SK케미칼 주주들이 대답없는 경영진들의 행태에 화가 났다. 국민연금 과매도 방조 의혹 등을 묻는 수차례의 질의서에도 불구, 무시로 일관한 경영진의 태도 때문이다.


이에 직접 회사를 찾아갔지만, 돌아온 것은 80여분의 방치 그리고 어떤 SK케미칼 직원이 던진 “소란 떠는 저 사람들 경찰에 신고하라”라는 노골적인 폭언에 망연자실해진 마음…


“SK케미칼의 태도에 그제서야 우리를 주주가 아닌 그냥 개 돼지 취급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신이 든거죠. 사료 한톨을 던져주면 회사 앞에서 알아서 빌빌거리는 개 돼지는 될 수 없잖아요.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해야죠.”


SK케미칼 주주들은 “우리는 주식회사 SK케미칼의 기업가치를 믿고 주식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이다. 자회사(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에 따른 자산 가치 상승과 구주매출로 인한 현금 확보라는 대형호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과도한 주가하락과 이를 방조한 한 행위는 믿고 투자한 소액주주들의 막대한 재산 손실을 초래했으며, 이 상황은 도저히 납득불가한 상황이다. 주가 급락에 대한 회사의 방관행위는 회사가 강조하는 <윤리경영에 따른 주주 가치 존중>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불이행했으며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제 23조에 보장된 국민의 재산권 침해에 해당되는 내용으로 판단된다.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되찾고자 소액주주들은 적극 연대하여 사측의 주가부양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할 것이다”고 밝혔다.



■ 국민연금♡SK케미칼 블록딜 의혹…“80분간 방치, 비타500 한병 없더라”




SK케미칼 주주와 회사, 양 측의 불화는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의혹과 이에 대한 해명 요구에도 묵묵무답으로 응한 회사의 대응방식에서 확대되어 갔다.


국민연금은 SK케미칼에 대한 지분율을 올해 1월6일 1138,721주에서 올해 3월 31일 536,811주로 절반 이상 축소했다. 국민연금 운용사의 지속적인 과매도로 SK케미칼의 주가는 올해 2월 3일 46만 7000원에서 4월 15일 종가기준 27만 4500원으로 40% 이상 떨어졌다고 주주들은 보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이 과정 동안 SK케미칼이 주가 하락을 방관했다고 비판한다. 심지어 양측이 모종의 합의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이런 와중에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3월 28일, SK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보도했다.


MBC는 같은달 18일 국내증시 사상 최대 증거금을 기록하며 상장한 백신 생산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가습기 살균제 책임 기업 SK케미칼에서 분리해 나온 회사라는 점을 밝혔고, 금감원에 공시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투자설명서에는 ‘이 회사가 가습기 살균제 소송의 연대책임을 질 수 있다’는 사실이 명시돼 있다고 보도했다. SK케미칼의 주가는 이 보도가 나온 다음날 오전 10시께 전일대비 3.15% 하락한 26만1000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케미칼은 회사는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방어를 위한 조치 및 적극적인 대응이 없었다고 주주들은 지적했다.


이보다 앞서 SK케미칼 김철 대표이사가 회사 주식 3000주를 2020년 12월23일 장내매도(매도 가격 40만250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의구심을 키웠다. 당시 김철 대표이사는 약12억을 손에 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SK케미칼은 4월 12일 1주당 72,824원의 가격으로 10,000주를 임직원에게 스톡옵션 시행을 공시했다고 한다. 위 가격으로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행위는 시장가와 신규 발행가 차이에 따른 손해를 소액주주들에게 부담시키는 행위라는 것이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주주들은 SNS로 대규모 톡방을 개설하고 연대하면서 이달 들어 SK케미칼을 상대로 명확한 입장 제시를 촉구했다. 또한 지속적으로 책임자와의 대화를 요구해왔다. 오프라인, 온라인 등 주주간담회를 통한 적극적인 해명을 원했다.


주주들은 “담당부서와는 평상시 전화연결이 불가능할 때가 많으며, 어쩌다 전화연결이 된 경우에도 질의 사항에 대해 무응답 또는 무시하는 듯한 불성실한 태도와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지난 4월16일 주주대표 몇 명이 항의차 SK케미칼을 방문했을 때 담당자들이 없다는 이유로 면회가 거절됐다. 그런데 같이 동행한 몇몇 분(소액주주)들이 SK케미칼의 IR담당 임원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TV에도 나왔던 사람이라 잘못 볼 리가 없었어요. 담배를 물면서 우리를 지켜보는 모습이라니...”


“우리 대한민국은 동방예의지국이잖아요. 지나가는 거지가 문을 두드려도 물 한 사발은 주는데, 회사로 직접 찾아간 주주들을 80여분을 기다리게 하더니 그 흔한 비타500 한병도 안주더군요...”


회사의 이 같은 태도는 결국 주주들의 집단시위를 촉발했다.



■ “작고하신 이건희 회장도 1표, 우리도 1표, 같은 인간이에요”




28일 열린 이날 시위는 파견나온 경찰들의 가이드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이뤄졌다.


거리 한쪽에는 ‘소액주주 다 죽는다! 주주환원 무증액분 실시하라! 구주매출 5천억은 어디로 갔나?’ 쓰여진 대형 현수막이 펼쳐졌다.


주주들은 “최창원은 진정한 오너인가???”“최태원=ESG주주친화 vs 최창원 MSG주주묵살” 등의 비판의 글귀를 적은 피켓을 들고 나섰다. 이들은 하루 전만해도 시위의 ‘시’자도 몰랐다.


노란 형광종이를 사용해 쓴 “SK케미칼♡국민연금! 지분승계 블록딜 의혹규명하라!!”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SK케미칼 지주회사) 대표이사 부회장의 아들에게 지분 승계 의혹을 내비친 글귀라서 눈길을 끌었다.


도로 한쪽에서 마스크를 쓴 채 무언가를 준비 중인 여성에게 물었다.


그녀는 “개미 주주들을 대하는 SK케미칼의 태도에 화가 난다. 나를 비롯해 여기 모인 사람들이 오늘 시위에 참여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들을 지켜보던 한 시민이 이 말을 듣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주주도 회사의 주인인데. 민주주의 사회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2020년 10월 별세)도 1표, 지나가는 나 같은 사람도 1표지”라며 응원을 보낸다.


4만6천명의 회원이 가입된 한투연의 정의정 대표도 “SK케미칼의 주가가 국민연금의 과매도로 40%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케미칼은 주가방어를 위한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고, 동시에 국민연금과 SK케미칼의 블록딜 의혹, 지분승계 의혹 등이 불거졌다. 소액주주들은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 찾기를 위해 거리에 섰다”고 말했다.



2021-04-30 | 글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NO.1 영화포털 무비스트
저작권법에 의거,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복사,배포를 금합니다.

관련영화

관련영화인

관련뉴스

구독하기

이메일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