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되니 선택 폭 넓어져 좋다 <#살아있다> 박신혜

2020-06-25|박꽃 기자 구독하기

[무비스트=박꽃 기자]


박신혜는 자신의 20대가 로맨틱 코미디물의 ‘캔디’ 같은 역할을 주로 소화하던 시절이었다고 말한다. 30대가 되면서 스릴러 <콜>(개봉 예정)에 출연했고, 좀비물 <#살아있다>까지 관객 앞에 선보이게 된 감정은 꽤 뿌듯하다. 과감하게 작품의 폭을 넓혀갈 수 있는 때가 왔다는 사실을 고맙게 생각하는 까닭이다. 고층 아파트에서 로프를 쥐고 뛰어 내려 1층의 좀비 떼를 헤쳐나가는 그의 생존 액션은, 앞선 말을 실감하게 하는 시퀀스이자 <#살아있다>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장면 중 하나다.


24일 개봉을 앞두고 예매율 1위에 올랐다.
예매율에 따른 관객 수 집계의 원리를 잘 알지 못했다. 어제 예매율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 드는 한편으로, 걱정도 앞섰다. 아무리 극장 내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시기가 시기인 만큼 감염과 안전에 관한 부분을 전혀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분이 문화생활을 즐기는 일상적인 생활을 기다리고 계셨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찡하기도 했다.

개봉 순서로 보면 전종서와 함께 출연한 스릴러 <콜>이 먼저 관객을 만났어야 했다. 코로나19로 <콜>이 개봉을 미루면서 <#살아있다>를 먼저 선보이게 됐는데.

개인적으로는 한 작품을 하고 다음 작품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콜>을 찍고 나서 차기작을 어떤 작품으로 준비해야 할까 생각하던 도중에 <#살아있다> 시나리오를 읽었다. 사건이 발생한 계기나 이유 없이, 그 상황에 놓인 사람이 어떻게 살아남느냐에 중점을 둔 게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콜>은 영화를 이끌어 가면서 관객에게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던 작품이었던 반면 <#살아있다>는 심적으로 조금 쉬어갈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더 즐겁게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선택했다. <콜>이 먼저 개봉했으면 <#살아있다>는 쉬어 가는 포인트였다는 게 관객에게도 잘 설명됐을 텐데, 아쉽다.(웃음)

<부산행> <킹덤> 등 한국 좀비 영화가 여럿 나온 상황에서 등장하는 <#살아있다>만의 특색을 꼽는다면.

좀비가 된 이들은 인간이었을 때의 습성이 남아있고, 그로 인해서 더 강한 존재가 된다. 그 부분이 재미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감염자는 ‘준우’와 ‘유빈’이 홀로 갇혀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일 수도 있다. 장르물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끈, 관계라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작품인 것 같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전염병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느끼는 정서와 접점이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신기하게도, 그런 의도를 두고 만든 영화가 아닌데 우리가 처한 상황이 영화와 비슷하게 된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사람은 자기 상황을 거기에 빗대어보기도 하고, 그 안에서 위로받고 공감하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건 쉽지 않은데, 가끔은 나와 전혀 다른 곳에 사는 이들과 (콘텐츠를 통해)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것 같다. <#살아있다>가 이런 시기에 맞물려 개봉하는 만큼, 우리 작품을 보는 분들이 ‘준우’와 ‘유빈’이 서로 만나 희망을 품고 (상황을) 헤쳐나간 것처럼 기분 좋은 힘을 얻어 돌아가셨으면 한다. 그간 힘들었던 감정을 털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초반 십 수분 동안 ‘준우’역의 유아인이 단독으로 출연하고, 당신이 맡은 ‘유빈’ 역은 꽤 시간이 흐른 뒤 등장한다.

그래서인지 분량이 작아서 아쉽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나는 마음이 편했다. 오히려 걱정했던 건 ‘준우’의 1인칭 시점으로 시작한 이야기인 만큼 중간에 다른 누군가가 등장했을 때 관객이 어색해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상대(유아인)의 얼굴을 보고 연기한 게 아니라 무전기를 이용해서 촬영을 한 점도 걱정이 됐다. (촬영 전) 리딩 때 대사 톤을 미리 맞춰보고, (유아인이 연기한) 현장 편집본을 수시로 확인했다.

‘유빈’이라는 캐릭터가 맡은 극 중 역할은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유빈’은 ‘준우’와 달리 이성적 판단을 하고, 자신이 놓여 있는 상황을 잘 받아들이면서 침착하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준우’가 자신의 생을 마감하려 할 때, 관객이 이 영화가 정말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 그런 ‘유빈’이 등장하면서 반전을 주고 극의 분위기를 바꾼다. ‘준우’는 자신이 아닌 다른 생존자가 있다는 걸 알고 희망을 갖게 된다. 무언가를 도모할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1층으로 뛰어 내려 좀비 떼와 맞서는 ‘유빈’의 액션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로 꼽을 만한데.
무술팀이 내 몸에 착용한 와이어를 잘 잡아줘서 그 점에 대한 믿음이 확실하게 생겼다. 촬영 전 1~2층 정도 높이로 지은 세트장에서 연습 삼아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뛰어내렸는데, 생각보다 무섭지 않아서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로프를 연결해서 (1층이 아니라) 바로 ‘준우’의 집으로 (넘어)가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는데.(웃음) 더 극적이고 역동적인 장면을 보여주려는 생각에 그런 것 아니었을까 싶다.

액션은 당신이 그동안 잘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기도 하다.
다양한 장르에 대한 욕심은 늘 있었지만, 그동안의 나에게는 로맨틱 코미디물의 캔디 같은 여주인공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일종의 틀이 있었던 것 같다.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고 말하기보다는, 나의 그 나이대에는 그 모습이 잘 어울렸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이제는 30대가 됐고 그로 인해 작품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한 작품을 끝낼 때마다 새로운 문이 열린다는 게 감사한 일이다. 책임감의 무게를 느끼기도 하지만, 과거에는 무섭거나 두려워서 선택하지 못했던 작품을 과감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즐겁다.

다음 작품인 드라마 <시지프스>로 액션을 더 보여준다고 들었는데.
지금 촬영 중인 드라마 <시지프스>를 보면 아마 <#살아있다>의 액션은 그냥 ‘맛배기’정도 였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웃음) 액션 장르에 대한 갈증을 계속해서 해소하고 있는 것 같다. 덕분에 요즘 몸의 보이지 않는 곳에 상처가 많다. 촬영 다음 날 통증과 몸의 무거움이 느껴진다. 그래도 그로 인해서 지금 내가 잘 살아 있구나, 열심히 즐겁게 일을 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다.(웃음)

사진 제공_솔트엔터테인먼트


2020-06-25 | 글 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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